베트남 노동자 축구대회 열어 기금 모금해 학교시설 투자
올해는 자발적 성금 마련도 힘들어…한국사회에 도움 호소
올해는 자발적 성금 마련도 힘들어…한국사회에 도움 호소
경기도에서 주로 일하는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이 축구대회를 열어 대회 상금과 성금을 모아 베트남 오지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의 기숙사’를 지어왔으나 올해는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트남 노동자 300여명은 오는 16일 경기도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내 원시운동장에서 ‘꿈의 날개를 달자’라는 주제로 ‘희망 월드컵’을 열 계획이다. 베트남 이주노동자들로 이뤄진 축구팀 8개 팀이 참가할 방침이다.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향수를 달래고 하루라도 마음껏 해방감을 느끼자는 취지에서 2014년 첫 대회가 수원에서 열렸다.
2015년 군포에 이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축구대회는 당초 스포츠 경기를 통해 성금을 모아 베트남 소수민족 어린이들을 위한 기숙사를 지어주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팀별로 20만원씩 참가비를 내고 우승팀 상금을 기부한 방식이었다. 실제 이들은 1회, 2회 대회 때 모인 800만원의 성금으로 베트남 하노이 북부 산악지대에 있는 반방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기숙사를 지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집이 오지에 있는 탓에 학교에서 평일을 보낸 뒤 주말에나 귀가했다. 이들이 학교 숙박시설로 이용하던 창고 같은 기숙사(사진1)가 축구대회 덕분에 현대식 기숙사(사진2)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대회 개최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늘 형편이 넉넉지 못한 이주 노동자들끼리의 자발적 성금 모으기에 서서히 한계가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한베트남공동체 대표 윈억땀(41·한국명 원옥금)은 “한국인들의 도움이 있던 1, 2회 대회와 달리 올해는 600만원에 이르는 경비 마련도 힘들어 대회 중단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일을 멈출 수는 없다. 부족한 부분을 한국인들이 후원해주시면 베트남 오지 어린이 돕기에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결성된 재한베트남공동체는 베트남 노동자와 베트남 이주여성 등이 참여하는 단체로, 한국인에게 도움을 받은 대가로 이젠 자신들이 자국의 어려운 아이들을 돕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그는 전했다. 후원문의 (02)338-1899. 후원계좌:농협 355-0034-1714-83(예금주 재한베트남공동체).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재한베트남공동체 제공
사진 재한베트남공동체 제공